츠키미는 펜을 들어 편지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. 잉크는 번져가며, 종이에 제 흔적을 남겼고 그 흔적들이 모여 문자가 되어 가지런히 쓰였다. 기나긴 휴식에 들어간 저의 사람 -과연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- 에게.
-나의 바람에게-
편지를 쓰는 것을 그 때 이후로 처음인 것 같습니다. 내가 당신에게 그 때의 사상과 글과 문화를 알려주었을 그 시기 말이에요. 잠에서 깨어나시고, 내가 있는 곳 까지 오신다면 당신은 나를 보고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궁금합니다. 놀랄실까요, 아니면 웃으면서 맞이하여 주실까요. 어떠한 형태여도 저는 웃으면서 당신을 맞이할 것 입니다. 당신을 그만큼 사랑하고 있기에 기꺼이 할 수 있습니다.
낮은 따뜻하고 햇살이 내리쬡니다, 그래서인지 더욱이 나갈수가 없지요, 저번에는 부주의하게 바닥 마루로 들이차는 햇빛에, 해가 시간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잊어, 그림자와 햇빛이 경계선에 손이 걸쳐질 뻔 했지요. 실로 위험했고,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저는 지금 편지를 쓰지도, 바람을 볼 수도 없겠지요.
별이 무수히, 검은 하늘을 수 놓은 밤, 깨어나실 날까지 당신을 그리워하고 그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.
해가 들지 않는 곳에서 당신을 생각하며.
-무희가-
시간이 지난 어느 날 와무우는 제 무희가 쓴 편지를 읽어내었다. 며칠의 해가 지고, 밤의 달이 떠오르는 며칠의 시간이 지났지만 그 편지는 빛이 바래지도, 모양이 헝클어지지도 않았다. 펜의 자욱이, 종이의 질감이 지문에 맺히고, 떨어지며 감촉이 느껴졌고 와무우는 순간 입꼬리를 살짝 올리곤 종이를 뒤집어 펜을 들고는 적었다.
휴식기 2천년 동안, 이 와무우, 너를 생각치 않은 적은 없었다고 당부 할 수 있다. 카즈님도, 에시디시님도 생각하고 있었으나 너는 내 머릿속에서 차지하는 영역이 크기 때문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지. 인간은 발전하였다, 그 중엔 터프한 인간도, 무모한 인간들도 있지. 한 편으론 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한 반면, 약하다고, 나를 이길 수 있는 전사는 없다고 생각이 든다. 이 와무우가 보았을 땐 말이다.
라누스, 너는 우리들이 깨어나기 백년 전에 깨어나 네가 먼저 우리들보다 지금 시대를 공부했을 것이고 지금의 문명을 익혔겠지. 2천년 전을 기억한다니, 실로 놀랍고도 흥미있다, 그 때도 네가 내게 글과 문명을 가르쳐준 것이 생각난다.
나 또한 네가 보고 싶었다. 승자가 진리이며 강자만이 진정한 친우인 내게 너는 강자이며 친우이고, 내게 지금 네게 느끼는 감정을 처음 알려준 존재이다. 햇볕에 타들어가기 직전일 때 주의를 야지, 지금은 괜찮은 것인가.
찾는 것을 찾고 나면 별이 무수히, 쏟아지는 듯한 밤을 너와 걷고 싶다.
해가 드는 곳에서도 너를 생각하며.
-전사가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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와무츠키 글 커미션 (0) | 2022.06.26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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